공정이란 무엇인가....인국공은 펜을 부러뜨렸다

 

부러진펜운동

 

최근 '인국 공사태'로 불려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1902명의 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의 직접고용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1902명의 보안검색 인원들을 청원경찰로 신분을 전환한 뒤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건데 발표 이후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오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내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그리고 공사 정규직 노조와 젊은 층들에게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보안검색 직원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기존 1400여명의 공사 정규직 노조보다 많은 수의 1900여 명의 보안검색 노조가 추후에는 인천공항의 대표노조가 될 수 있고 단체협상을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서 주도권을 쥐게 되어 결국 기존 노조와의 역차별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향후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의 대표노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정규직 인국공 노조는 1인 시위 중이다.

이를 지켜본 전국의 취업준비생들은 공정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결과의 공정성이 아니라 그 과정의 공정성이다. 실제로 인국공과 같은 공기업의 취업은 높은 경쟁률을 뚫기 위해 높은 스펙을 비롯한 각종 자격증 및 경험과 경력을 필요로 해왔던 것이 사실이며 이를 얻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로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그대로 넘기고 기존 인원보다 많은 숫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듯하며(필자 역시 충격이었다) 현재 인터넷 취업 관련 카페를 중심으로 '인국공 부러진 펜 운동' 이 벌어지고 있다. 부러진 펜 운동이란 부러진 연필 사진을 공유하는 것으로 목표한 곳의 취업을 위해 그간 열심히 준비해오던 것들이 현재의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 발표로 인해 신규 일자리의 소멸에 대한 반발과 항의가 표시되는 것으로써 이를 역차별로 해석하며 우리 사회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노력에 대한 의지가 꺾이는 것을 묘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러진 펜 운동과 더불어 정규직 전환 발표 후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만해주십시오'라고 국민 청원 글은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미 20만이 넘는 동의를 이끌어낸 상태다. 

그렇다면 해당 문제가 이렇게 까지 이슈화가 되고 각 노조를 비롯하여 대중들(특히 취업준비생들)에게 이렇게까지 큰 파장을 몰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거시적인 부분으로 보았을 때 우리 사회의 질적으로 우수한 일자리의 부족이 거시적인 문제라고 보며 작게는 이것을 얻는 과정에 대한 공정성의 문제라고 본다. 

우리 사회의 질적으로 우수한 일자리의 숫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높아진 물가와 학자금 대출, 부동산의 가격은 더욱더 젊은 층들의 우수한 일자리로 몰리게 만들고 있고 이에 따라 이것의 경쟁률은 올라가기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특정 공기업에 개입해 정규직 전환을 이끌어 냈고 이를 대중들에게 전해지게 한 것은 한정된 일자리의 파이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취준생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허탈감과 분노를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간과한 행동이라 여겨진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의 거품이 낀 부동산 가격을 잡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라고 생각은 한다. 그렇지만 단순히 양질의 일자리를 주겠다고 공기업을 통해 그 과정의 공정성을 무시하며 정규직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이를 지켜보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현재까지도 노력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청년층을 허탈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고 분명히 잘못된 행태라고 비판하고 싶다. 젊은 층들이 원하는 것은 질 높은 일자리의 폭이 넓어져 경쟁의 레이스가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을 원하고 그것의 경쟁이 공정하기를 바라며 부동산을 포함한 생활물가의 안정화를 통해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고 싶을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