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미국송환 불허에서 느껴지는 불편함

 

 

지난 2020년 7월 6일, 서울고법 재판부는 손정우에 대한 미국의 송환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많으시겠지만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손정우는 2015년부터 약 3년 동안 다크 웹(Dark Web)에서 '웰컴 투 비디오'라는 사이트를 운영하였고 이를 통해 아동 성폭행 및 성 착취물을 배포했던 범죄인이다. 이후 국내에서 1년 6개월의 형을 받고 형기를 마쳤고 이후 미국에서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송환 요청을 받았으나 국내 재판부는 이를 불허했다.

구체적인 손정우의 혐의는 '아동 성착취물 유포',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이다. 만약 미국으로 송환되었다고 한다면 두 가지에 대한 형량을 모두 받았을 경우 최소 50년형에서 최대 200년형 이상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며 이마저도 미국 교도소 내 재소자들이 혐오하는 아동 관련 범죄자로서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형량을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된다. 변호인과의 충분한 접촉이 있었던 손정우 측은 이러한 사실을 극히 잘 알고 있었을 것이며 형을 받아도 대한민국에서 한국법을 통해 처벌받기를 주장하였고 이에 따른 재판부의 판결은 '임의적 사유(법원의 판단에 따라 범죄인의 인도를 허가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들어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하였는데 해당 사건이 스케일이 큰 사건인 만큼 국내에서 조사하여 정보를 얻는 것이 국익에 유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결국 아동 성착취물에 관련한 처벌을 국내에서 이미 마친 손정우는 출소하여 자유의 몸이 되었고 이러한 판결 이후 국내 여론 및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한 국민들의 분노는 하루 만에 청원 동의 30만을 넘어서는 것을 보여주며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실 손정우가 미국으로 송환되었다 하더라도 앞서 두가지의 죄목 중 가장 형량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아동 성 착취물 유포 관련 항목으로 다시 미국에서 처벌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 이미 해당 혐의로 한국에서 18개월이라는(1년 6개월) 타국가와 비교 시 솜방망이 처벌로 볼 수 있는 기간의 복역을 마친 상태이고 송환되었다고 한다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써 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만약 미국에서 범죄수익 은닉 혐의만으로 형을 받았다고 한다 해도 앞의 18개월보단 많았을 것이란 게 필자의 생각이다....)

들끓는 여론과 국민청원 동의 및 수많은 관련 기사들과 해당 사건에 대한 수많은 댓글들을 보면서 무거운 씁쓸함과 불편함이 많이 느껴졌다. 단순히 해당 범죄인의 미국 송환이 불허되어 느껴지는 불편함이라면 가벼웠을 것이다. 분명히 해당 범죄인이 저지른 혐의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이 큰 사건이였고 그것도 아동 관련 성 착취물이었다. 해당 혐의는 마약사범의 혐의와 같다고 본다. 마약을 배포하는 행위가 사회의 구성원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영향에 중독된 사람들이 정상적인 생활이 변질되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계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아동 관련 성 착취물 유포 역시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충분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하물며 재판부라 한다면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사실 더욱 더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해당 범죄인의 미국 송환 불허 관련하여 단 하루 만에 국민청원이 30만을 넘어서고 비난여론이 이토록 거세졌겠는가, 악질적인 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마음에 안 들어 외국의 법으로 처벌할 것을 자국민이 주장해야만 하는 현실을 비롯해 정말 도덕적으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인이 소개되어도 어차피 곧 풀려날 것을 예상하게 되고, 솜방망이 처벌일 것이 자연스레 예상되는 이러한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